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 '희망의 시대' 열린다.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치료는 불가능한가②
2015.06.26 청년의사 신문 이혜선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은 말 그대로 급속히 진행되는 혈액암이다. 65세 이상의 고령에서 많이 나타나 노인질환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고령환자는 기저질환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고 급속히 병이 진행돼 생존율이 높지 않다. 특히 개인마다 보이는 양상이 다르고 무엇보다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인 경우 고강도 항암치료를 견디기 힘들어한다. 일각에서는 환자의 체력, 유전자변이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면 고강도 항암치료도 시도해볼만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부분 고령환자들은 저용량 항암요법으로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치료법을 택하고 있다. 고령환자를 치료 하더라도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새로운 치료법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 약물들이 속속 개발되면서 치료법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새로운 약물의 등장으로 그동안 사용돼 왔던 약물치료가 아닌 다양한 병합요법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면서 관해도달율을 높이고, 생존기간은 늘리고 입원율은 낮춰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새로운 AML 치료제의 등장
최근 등장한 새로운 약물들을 살펴보면 기존 치료제 외에도 새로운 기전의 약물들이 개발된 것을 알 수 있다.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새롭게 등장한 약물들을 살펴보면, 데시타빈(desitabine, 상품명 다코젠), 아자시티딘(azacitidine 상품명 비다자), 젬투주맙(gemtuzumab), 다사티닙(dasatinib), 퀴자타닙(quizartinib), 보사록신(vosaroxin) 등이 있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 중인 약물 중에서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개발된 라도티닙(상품명 슈펙트)이 급성골수성백혈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발표가 최근에 있었다. 이외에도 JW중외제약이 개발 중인 표적치료제 ‘CWP291’은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이 진행 중이다.
새로 개발되는 약물들은 오랫동안 변화가 없었던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법에 차이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 약물 중에 데시타빈은 국내에서 저메틸화제 중 65세 이상 급성골수성백혈병 1차 치료제로서 급여를 받고 있는 유일한 약물이다.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치료제다.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저메틸화제로 아자시티딘이 있긴 하지만 미성숙세포(blast) 20-30%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만 사용 가능하고, 급여가 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데시타빈이 고령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사용 가능해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데시타빈이 기존화학요법과 비교해 어떤 임상적 이점이 있는가’는 무척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국혈액학회에서 발표된 연구는 주목할 만하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04년 11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새로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받은 65세 이상 75세 이하의 고령환자를 대상으로 데시타빈 치료군과 데시타빈이 1차 치료제로 허가되기 전에 기존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의 치료성적을 비교한 데이터를 발표했다.
표준치료법을 받은 환자 42명과 데시타빈으로 치료받은 환자 12명의 생존기간, 입원율 차이들을 비교한다. 연구 결과, 기존화학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은 278일(95% CI 103-453)이었고 데시타빈 치료군은 284일(95% CI 162-406)으로 생존기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583).
또한 무진행생존기간은 기존화학치료군이 303일, 데시타빈치료군이 284일로 나타났으며 리스크 그룹만을 따로 비교한 것도 양 군간 크게 차이가 없었다. 4주 이내 사망률이나 8주 이내 사망률 역시 양군간에 차이가 없었다.
치료 후 반응에 따른 전체생존기간을 비교했을 때도 양군 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연구는 기존화학치료 혹은 데시타빈 치료 후 관해에 도달하는 것을 비교한 것으로 양군 간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나 관해 실패 이후 전체생존기간은 기존화학치료보다 데시타빈 치료군이 좀 더 길었다(p=0.088).
치료효과에 있어 기존화학치료법과 데시타빈 치료군 간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환자의 입원율에서 차이를 보였다. 기존화학치료군의 입원율은 42.1% 였고, 데시타빈 치료군은 16.2%(p=0.009)로 기존화학치료군의 입원율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해당 연구는 비교 환자수가 적어 통계적 유의성을 따지기에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이 데시타빈을 1차 치료제로 선택하는데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국내 고령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치료할 때, 데시타빈은 기존화학요법에 비해 열등하지 않은 치료성적을 보인 동시에 입원율은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ML 치료 극대화, 기대해볼만 하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비교연구처럼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치료를 극대화하기 위한 논의는 계속 되고 있는 중이다. 해외에서 진행된 다양한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급성골수성백혈병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관해유도와 관해 후 치료 과정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는 중이다.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국내에서 적용할 수 있는 요법으로 데시타빈과 다른 약제의 병용을 통해 관해를 유도하는 임상들은 주목할 만하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의 효과적인 관해유도 및 유지를 위한 대표적인 연구로는 데시타빈/티오구아닌(thioguani), 데시타빈/사이타라빈(cytarabine), 데시타빈/보르테조밉(bortezomib) 병용요법 등 다양한 임상 연구가 있다.
데시타빈과 티오구아닌 병용요법을 연구한 1상 연구에 따르면, 전체적인 반응률은 67%로 나타났다. 티오구아닌 용량 세 구간(80, 120, 160 mg/m2/day)을 day1-12일에 걸쳐 두 번 투여하고, day1-7은 유지주기로 했으며, 데시타빈 20mg/m2은 정맥투여로 day 3-12를 유도주기로 하고, day3-7을 유지주기로 했다.
그 결과, 기존에 데시타빈을 4주기 투여받았던 83세 재발환자에게서는 완전관해가 확인되기도 했다. 기존의 저메틸화 치료에 실패했던 경우에 대한 치료효과를 보인 것이다.
또 다른 관해유도방법 중 하나인 데시타빈/사이타라빈 병용요법의 경우, 데시타빈 20mg/㎡을 5일 동안 정맥투여하고, 사이타라빈 100mg/㎡을 5일 동안 정맥투여 했다. 유지주기로 4~8주마다 데시타빈 20mg/㎡을 5일 동안 정맥투여했다.
그 결과, 완전관해(CR/CRi)는 70%였고, 부분관해(PR)는 8%으로 나타났다. 진단 시 낮은 세포유전적 위험도 환자 14명 중 10명은 완전관해에 도달했다. 8명 환자는 세포유전적 이상증이 정상화됐으며 치료관련 사망(TRM, treatment-related mortality)은 나타나지 않았다.
데시타빈과 보르테조밉을 병용한 1상 연구에서도 치료효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데시타빈/보르테조밉 병용요법은 miR-29가 높았던 환자에게서 더 좋은 효과를 보였다. 1상 연구에 불과했지만 데시타빈/보르테조밉을 병용투여 한 19명의 모든 환자의 완전관해(CR/CRi)는 36.8%였고, 새로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 받은 환자의 완전관해는 50%로 결과가 좋게 나와 두 약물의 병용요법도 상당한 이점이 있는 것으로 결론 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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